이번에는 아주 잘 만든 자작 스피커입니다. 스캔스픽 6.5인치 2개, 스캔스픽 트위터 구성의 플로어 스탠딩 타입 스피커이지요.

처음 제작당시 구상은 2.5웨이 였습니다. 그렇게 제작되어 공장에 들어왔습니다.

스캔스픽 우퍼 원래의 성향이 소구경에 어울리지 않는 깊은 저음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2.5웨이로 구성하면 윗쪽 저음과 서브우퍼 쪽 저음의 조화가 어떨지에 대하여 상당한 의구심이 들었고,

실제 들어 본 결과도 그렇게 조화롭지 않은 저음이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넘치는 저음은 원래의 중고역대 소리도 일부 덮어서 전체적인 느낌은 가라앉고 차분하였지만, 흐리고 명료하지 않은 성향은 피할 수 없더군요.

윗쪽 6.5인치와 트위터는 정상 캐비닛 구성에 장착되어 있고, 아랫쪽 6.5인치 우퍼는 백로드혼 타입으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감안하여 3웨이로 구성할 것을 추천하였지요. 어차피 통일될 수 없는 저음유닛의 재생특성이라면

처음부터 주파수를 나누어 하나는 중음으로, 또 하나는 백로드혼과 함께 깊은 저음을 담당하도록 한 것입니다.

기존 네트워크... 상당한 물량투입이 바로 눈에 들어오는 구성이었습니다.

자작한 분의 정성을 느끼게 해 주는 부분이지요. 작은 저항 하나도 허튼 것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우퍼는 엄청난 크기의 코일로 3차 필터를 하였더군요. 2차 코일은 리본타입 코일로 저항값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새로 제작한 네트워는 기존 바이와이어링을 위한 분리 설계를 버리고 싱글와이어링 설계로 하였습니다.

계산과정에서 추출한 부품값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하여 콘덴서는 3~4겹 적층을 하였습니다.

물론 코일은 직접 감아서 사용하니 문제 될 것이 없고요... 

역시 주파수 컨트롤 부의 역할을 하는 기본 네트워크 회로와 부수적으로 각각의 유닛이 정확하게 반응하도록 하는 필터를 추가하였습니다.

우퍼와 트위터가 동사의 제품이어서인지 아니면 주파수 컷팅이 이상적이었던지 고음부 감쇄필터는 적용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저, 중음 재생은 동일한 유닛으로 주파수 컷팅만 하여 설계하였는데, 밴드패스 필터를 받는 중음쪽 유닛이 전체 소리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소리의 온도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하여 최종적으로 밸런스를 맞추지 않으면 튜닝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3웨이에서는 그 과정이 훨씬 더디고 복잡합니다. 정확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는 부위를 선정하는 것 조차 조심스러운 부분이지요.
 

섬세한 밸런스 튜닝과정을 거친 후의 소리는 '매력', 그 자체입니다.

잘 튜닝한 3웨이는 2웨이 스피커가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저역과 고역에서 동시에 느껴지는 투명함과 정위감은 듣고 있으면서 주인이 찾으러 좀 늦게 와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기존 유사 설계의 캐비닛이 없이 창작한 것이라는 말을 듣고 '대단한 자작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동일 우퍼와 중음, 그리고 트위터 구성의 3웨이 시스템을 구성한다면 이상적인 캐비닛 설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캐비닛 외형을 스케치 해 두었습니다.^^

역시 성공적인 튜닝이였고, 칼라스 모델로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은 스펙이었습니다.

이제 칼라스 이름이 붙은 자작스피커로 주인의 품에서 에이징 과정을 거치면서 보다 농익은 소리로 오랜 세월을 함께 갈 것 같은 느낌으로 ...

오늘 크리스마스날 의뢰인께서 방문하여 차에 싣고 가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