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 아이돌론 복각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2-03-07

시중에 복각 스피커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복각 스피커는 외형의 복각에 그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닛과 외형의 복각으로 오리지널리티가 유지될 수는 있습니다만, 소리에 대해서는 조금 다릅니다.

이유는, 튜닝과정에서 접하는 수많은 변수들을 원래의 공식에 부합시킨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너무 희박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유사하게 튜닝한다는 것은 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소리가 되어 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외형의 복각은 그 스피커의 디자인적 컨셉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므로 복각의 법적 도의적 고려는 별개로 하더라도 가능은 하다고 봅니다.

유닛 역시 가능한 것입니다.

오리지널 모델의 소리에 높이 살 점이 있다고 하여 복각 스피커에서 그것이 구현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매우 의문입니다.

소리란 약간의 결의 차이로도 전혀 다른 뉘앙스를 가지는 것이고 주파수특성의 외형만 맞춘다고 오리지널의 뉘앙스를 그대로 느끼게는 결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외형이 어찌 되었든, 유닛이 어찌 되었든, 그래서 튜닝은 새로운 창작의 단계이어야 합니다.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만들어진 소리는 '오리지널'의 잣대로 평가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절대적 기준인 '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 만들어진 소리가 원래의 소리보다 더 좋을 수도 있겠지요.

아발론 아이돌론 복각 스피커가 사운드 리노베이션 의뢰차 들어왔습니다.

12인치 에톤 우퍼, 5인치 아큐톤, 1인치 아큐톤 구성의 후면덕트형 3웨이 시스템입니다.

시스템을 시청실에서 모니터링 해 본 결과, 대역 밸런스가 일단 문제였습니다. 저음은 과도하게 풀려 제동이 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제동되지 않은 저음은 깊게 내려가도 '~ㅇ' 하는 여운이 생깁니다. 이튼 12인치 우퍼의 중저역대 표현력이 실종된 듯 하였습니다.

그래서 중/고역대 재생음과 저역 재생음이 격리되어 들렸습니다.

중/고역대 재생음은 그런대로 발란스는 맞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위감이 아쉬웠습니다. 포커싱이 살아나지 않고 대편성 표현력이 매우 약해 있었습니다.

원인은 일단 두 가지로 요약하였습니다.

저음 제동을 위하여 후면 덕트길이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알미늄 통 주물로 제작된 덕트는 같은 소재로 덧대어 일체감을 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원통의 직경도 애매하여 일단은 지관으로 적합한 사이즈를 찾아 상당량 더 길게 이어 붙였습니다.

다음 네트워크 튜닝입니다. 정위감이 살지 못하는 것은 대역간 중복음이 많이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낙차 큰 슬로프특성을 가진 고차필터 회로를 채용하여 대역간 중복을 줄여주었습니다.

다음으로 각 대역간 발란스를 미세 조정하여 전체 사운드의 균형을 이루어 나갔습니다.

새로 장착한 네트워크는 캐비닛 내벽에 안전하게 부착하였습니다. 다음, 대역간 조정필터를 미세하게 조정하여 장착합니다.

이 과정은 반복, 또 반복하여 들어보는 것 이외의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네트워크 에이징과 발란스 값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역시 가장 지루하고 힘든 과정입니다.

이제 기본 윤곽을 맞추어 '음악'이 만들어집니다.

덕트 길이 조정으로 저음은 깊고 안정적으로 가라앉아 나옵니다. 그리고, 중/고역 재생음은 자연스러워 정확하게 포커싱이 이루어지고 대편성 표현력이 매우 좋아집니다.

이제 아이돌론 복각 스피커는 복각이라는 이름으로 원래의 소리를 쫓아가기만 하던 것이 아닌 전혀 새로운 아이덴티티로 의미있는 소리를 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