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바이렉스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2-03-25

소위 2.5웨이 스피커에 대하여 제 생각은 조금 비판적입니다.

스피커 울림이 자연스럽고 여유롭기 위하여는 해당 유닛이 자신 있게 재생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만을 재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주파수 대역이 가급적이면 광대역이 아닐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풀레인지 스피커와 2웨이 스피커의 비교가 있습니다.

한개의 유닛에 전 주파수대역을 모두 재생하도록 하는 것이 풀레인지 스피커이지요.

반면에 전 주파수대역을 적절히 둘로 나누어서 각 대역별로 유닛에 할당하는 것이 2웨이 스피커입니다.

2웨이 스피커는 풀레인지 스피커보다 재생에 여유로움이 있습니다. 편성이 조금 많아져도 소화가 가능한 것이지요.

유닛에 가해지는 주파수 부하가 적기 때문입니다.

이제 같은 이치로 미드우퍼의 역할을 두 종류의 유닛이 나누어 분담하게 합니다.

3웨이로 가는 것이지요. 각 유닛별로 할당되는 주파수 량이 적어서 훨씬 여유롭고 중저역대의 투명함과 정위감이 탁월해집니다.

헌데, 2.5웨이는 사실 좀 옹색합니다. 태생의 기본은 미드우퍼의 초저역 재생력이 떨어지는 것을 서브우퍼로 보강하는 의미입니다.

여기에는 큰 약점이 있습니다. 서브우퍼가 재생하도록 한 주파수대역이 상당부분 미드우퍼와 공유하는 것입니다.

일정 부분에서는 앰프로부터 가져오는 에너지의 양이 달라지게 되지요.

서브우퍼와 공유하는 부분에서는 미드우퍼와 서브우퍼가 병렬로 연결되어 임피던스 값이 훨씬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이질적 소재의 떨림판이 동시에 상당부분의 주파수대역을 동시에 떨어주는 것입니다.

스피커가 만들어내는 왜곡의 가장 큰 부분이 이질적인 소재가 동일 주파수대역을 같이 재생하고 있어서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피해갈 수 없는 왜곡의 한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웨이를 택하는 것은... 아직은 시스템의 정위감이나 재생특성의 일체감 보다는 외형적 이퀄라이징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풀레인지 스피커에 고음이 부족하다 하여 수퍼트위터를 덧붙이는 것과 하나 다를 것이 없는 가장 원초적인 튜닝의 모습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화의 초기 단계 모습이지요...

정확한 필터링과 섬세한 발란스 튜닝은 스피커 시스템 완성의 기본입니다. 적절히 타협하지 않는 시스템 구성은 역시 소리의 완성에 필수적입니다.

2.5웨이 스피커에 대하여 비판적으로만 보아서 한편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크리스에서 나온 2.5웨이 스피커가 있습니다. 바이렉스... 6.5인치 2웨이 시스템에 6.5인치 서브우퍼를 덧붙인 형태의 시스템입니다.

이 모델이 사운드 리노베이션 의뢰차 입고되었습니다. 고음은 스캔스픽 9300, 중저음은 이튼 6.5인치, 서브우퍼는 16Ω/6.5인치의 크리스 우퍼입니다.

본 시스템을 3웨이로 재 튜닝하기로 하였습니다. 시스템 임피던스를 위하여 저음유닛을 저희가 사용하는 일명 '쭈글이 6.5인치'로 교체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존에 장착되어 있던 우퍼와 네트워크 그리고 중/고역대 네트워크입니다. 하드와이어링이군요...

우퍼 코일은 철심코일입니다. 우퍼의 리플렉스 덕트는 너무 짧게 되어 있었습니다.

5cm를 덧 대었습니다만, 나중에 3cm 다시 5cm를 덧대어 충 13cm를 늘였습니다. 그렇게 소리를 완성했고, 나오는 저음은 깊고 풋풋한, 적당한 양감의 저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장착한 3웨이 네트워크는 부피 관계로 뒷판에 간신이 부착할 수 있었습니다.

감쇄필터와 임피던스 보정 필터가 눈에 보입니다.

중음으로만 사용하게 된 이튼 우퍼는 한결 편안한 질감으로 중역대를 꽉 채워주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공장의 허접 시스템에서도 중/저역대 무대 정위감이 탁월합니다. 두 스피커 사이에 소리가 머물고 배경만 뒤로 깊이 떨어지는 느낌이 좋습니다.

시청실에 가져다 놓고 들어봅니다.

중,저역대에서 불편하고 전체 음상이 혼돈스러웠던 것이 말끔히 정리되어 정위감과 발란스가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기존 캐비닛의 퀄리티가 좋고 유닛 구성에 문제가 없어, 이제 비로소 음악을 음악적으로 담아내는 느낌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