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카파 7.1i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2-12-10

실제 보다 더한 저음이 물론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명료함 보다는 중, 고역대를 저역의 에너지로 덮어 부드럽게 처리한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지요.

풍부한 저음이 저음의 양적 표현에만 머물러 그 색깔을 드러내지 못할 때, 다만 양적인 만족감만으로 좋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일정량으로 차 있는 저음에 중,고음이 음색을 만들 듯 절제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을 때, 그것을 고즈넉함으로 받아들이고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음향적으로 그 저음이 분명 문제 있는 저음일 때, 과감히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지요.

네트워크 구성에서 주파수 컷팅의 문제로 인하여 저음의 댐핑이 매우 낮아 소리는 흐느적거리고

캐비닛과 덕트의 영향으로 실제 저음에 일정량이 더하여지는 저음을 보여주고 있을 때 그렇습니다.

특정 모델을 폄하하는 일일 수도 있기에 실 사용자 분들의 불쾌감을 우려하여 조심스럽기도 하지요.

그렇다고 영영 묻어 둘 수 없는 소리에 대한 진실입니다. 그리고, 대책없이 비판만 하는 것이 결코 아니기에 또 그렇습니다.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야기는 인피니티 카파 7.1i 에 대한 것입니다.

10인치 우퍼, 4인치 폴리돔 중음, 그리고 원형이지만 정전형 타입으로 되어 있는 트위터로 구성된 3웨이 시스템입니다.

고급스러운 목재가공으로 디자인 또한 완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짙은 황색계열의 나무색과 블랙의 전면 그릴과의 조화는 보고만 있어도 흡족하군요.

캐비닛은 후면덕트 방식으로 되어 있고, 후면 덕트가 무척 큽니다. 플로어 스탠딩 타입이긴 하지만, 앞 뒤 깊이가 비교적 슬림합니다.

뒷벽에서 상당부분 띄워도 앞으로 크게 돌출되지는 않겠더군요.

고, 중 각각에 어테뉴에이터를 장착한 네트워크가 후면에 스피커 단자와 함께 달려 있습니다. 결선은 바이와이어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선 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느낀 소감이 이 글 첫머리에 쓰여진 대로 입니다.

네트워크는 후면 스피커단자를 오픈하여 적출이 가능하더군요. 네트워크는 매우 짜임새 있게 양면 회로판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저/중 크로스오버를 매우 낮게 잡은 탓으로 우퍼 코일은 철심코어를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효율성을 위한 선택이었겠지요...

하지만, 이 스피커의 저음 재생의 주요 특징이 이 코일로 인하여 단적으로 설명되더군요.

매우 낮은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우퍼유닛의 댐핑을 매우 낮게 합니다.

약간은 높은 대역의 주파수가 들어가서 유닛의 스피드감을 높여줄 필요가 있는데, 깨끗한 저음만 추구한 나머지 댐핑을 고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오히려 늘어지는 저음을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게디가 철심코어를 사용하여 일정 신호량 이상이 들어갈 경우 코일이 필터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저차 필터를 채용하여 중/고역대의 투명함과 명료함은 사실 크게 기대하기 힘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테뉴에이터를 채용하여 각 파트별로 변화하는 임피던스 값에 네트워크가 정교한 필터값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어느정도 완성도를 포기한 튜닝이라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잘 세팅하여 두터운 저음의 막을 뚫고 중/고역대의 소리가 귀에 담길 경우 그래서 더욱 감격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아니라 싶습니다. 전혀 '리얼리티'와는 동떨어진 소리이지요... 음상과 정위감을 느끼기엔 벅찹니다.

소리의 발란스에서 딮이나 피크가 없는지 분석하기에 바쁘지요.

이 스피커를 위하여 진행한 음향설계는 첫째로, 적정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잡는 것입니다. 특히 저/중 크로스오버가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현대적 투명한 리얼리티의 구현을 위하여 중복대역을 최소화 하는 고차 필터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셋째로, 캐비닛 구조상 내부적으로 생기는 공진을 억제하고 깊은 초저역 재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넷째로, 각 대역간 발란스를 최적화 하여 리얼리티를 완전하게 구현하는 것입니다.

기존 네트워크는 그대로 둔 채 배선만 뽑아서 새 네트워크에 결선하고 측판에 네트워크를 장착하였습니다.

이 스피커의 음향적으로 가장 칭찬할 만한 부분은 각 유닛의 결이 같은 재생 성향입니다. 세 유닛의 감도가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지요.

이제 튜닝 완료된 소리는 실로 완전한 변신이라 할 만 합니다. 정위감이 또렷하고 깊은 저음의 표현이 느껴집니다.

대편성, 소편성, 독주 등등에서 느껴지는 리얼리티에 다가가는 정보량이 비로소 담겨지는군요.
 

과거의 꽤 많은 스피커 메이커들에서 가장 걸음이 늦은 기술 분야는 네트워크 튜닝 분야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절실히 하게 되었습니다.
 

칼라스 표 카파 7.1i는 기대 이상의 소리가 나와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