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치 에톤/3인치 에톤/중고음 혼 드라이버/초고음 드라이버 구성 4웨이 혼 스피커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4-09-25

여태껏 수많은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많은 작업 수행과정을 돌이켜 보니 기억에 남는 소리도 있고, 후회스러웠던 소리도 있고, 참 어려웠던 소리도 있습니다.

후회스러웠던 소리는 기억해 보면 어렵기도 한 작업이었습니다.

스피커 유닛 선정이라든지, 캐비닛 설계 등에서 남의 아이디어이다 보니 적응이 힘들었던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제가 스피커 제작에서 원칙으로 지키는 것은 유닛의 정위상 배열, 적정 유닛 크기로의 조합, 혼 타입 스피커 배제 등의 나름 이유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이에 배치되는 것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튜닝 프로세스에서 결과의 도출이 한결 수월하다는 이유라고 할까요?

이달 초에 입고된 튜닝 의뢰품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이 의뢰품의 얘기를 하려 한 것입니다.

위에 설명한 나름 지키려고 하는 원칙들. 그에 거의 배치되는 설계로 제작된 자작 스피커입니다.

어느 정도로 배치되느냐 하면...

우선, 우퍼는 밀폐형 캐비닛에 우퍼 유닛은 바닥을 향해 있습니다. 밀폐형에 위상이 90º 틀어져 있는 것입니다.

중음과 고음은 혼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냥 혼이 아니고, Throat(목구멍)가 긴 형태의 혼에 그것도 중음 유닛 가운데 동축으로 고음 유닛이 자리하고 있는 드라이버입니다.

또 다른 고음은 어테뉴에이터가 장착되어 있는 리본 타입 입니다.

사실, 혼 드라이버는 직진성을 강조한, 가급적이면 같은 에너지의 소리를 멀리 보내는 데 기본 취지가 있는 소재입니다.

시원한 음색으로 홈 오디오에서도 채용합니다만, 실은 용도 외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들어온 이 혼은 Throat(목구멍)가 길어도 너무 깁니다. 그러면 긴 경로를 타고 웬만한 중음 주파수는 감쇄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겨우 빠져 나온 주파수들만 확산 에너지를 타고 퍼지게 됩니다.

그런 하드웨어적 왜곡을 튜닝으로 평탄하게 잡아 간다는 것은 실로 난관의 연속이지요.

해서, 그 구성만으로는 절대 제대로 된 소리를 만들 수 없다고 하여 중저역 담당의 콘 타입 유닛을 추가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3인치 중저음 담당 유닛을 추가하였습니다.

결국, 밀폐형 캐비닛에 장착된 10인치 에톤 유닛과 중저음 담당의 3인치 에톤 유닛,

그리고 혼에 장착된 중고음과 초고음 드라이버 구성으로 4웨이 시스템을 구성하기로 하였습니다.

하향 우퍼 유닛의 저음재생을 제대로 하기 위하여 캐비닛 본체를 6~8cm 위로 띄우기로 하여 알미늄으로 베이스를 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디자인에 걸맞게 3인치 중음 유닛을 위한 하우징도 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위의 그림과 같은 구성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자작나무 적층으로 제작된 밀폐 형 우퍼 캐비닛은 내부 구조가 경이로웠습니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내부를 구성하여 정제파 ‘0’을 추구한 것입니다.

결과 역시 튜닝에 힘은 들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중독성 있는 저역을 연출하더군요.

가장 큰 문제는 혼에 있었습니다.너무도 강한 출력과 감도를 가지고 있는 혼 드라이버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긴 Throat(목구멍)구조여서 초고역 재생음이 긴 경로를 타고 모두 빠져 나오기가 힘든 것입니다.

결국 그래도 비어있는 12kHz 이상의 대역을 담당하기 위하여 별도의 리본 트위터를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기본 회로를 구성하고 밸런스를 잡아가는 과정은 당혹스러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해도 감쇄되지 않는 혼의 중고음 에너지 때문이었습니다.

퇴근한 후에도 내내 어떻게 과도한 주파수 대역을 제어할까에 대하여 고민하였습니다.

작업은 하루를 넘겨 다음날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맑은 머리로 몇 가지 시도를 진행하였습니다.

거북하게 틀어진 대역별 재생특성을 보정필터로 우선 보완하고, 더욱 과감하게 필터를 제작하여 나간 것입니다.

결국 제가 머리 속에 그린 목표의 근사치까지 도달하더군요.

처음에는 90º 틀어진 위상의 밀폐형 캐비닛의 우퍼에서 나오는 저음이 많이 불편하였습니다만,

네트워크에 에너지가 쌓이면서 급격히 자리가 잡혀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고음 및 초고음의 미세한 균형감에서 마지막으로 진통을 겪으면서도 별도의 리본 트위터에서 해답을 찾아 소리를 완성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알미늄으로 제작된 중음 하우징에서 뜻하지 않은 바이브레이션이 감지되어 추가 결속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마침내 소리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미처 설계하지 않은 단자작업, 대역별 케이블 통로 만들기 등은 익숙하지 않은 고된 또 하나의 작업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마침내 제 소리가 나오니 하루가 꼬박 지나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 홀로 남는군요.

조심스럽게 적막한 가운데 음반 하나를 올려 소리 체크에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계속 속을 썩이던 각 대역별 소리들이 언제 그랬냐 싶은 듯 마술 같은 하모니를 이루어 나갑니다.

계속 다양한 장르를 틀어 보는데, 4웨이의 최신 기법이 적용된 튜닝의 완성된 소리가 모든 음향적 약점을 극복하고 자기 소리를 만들어 갑니다.

만들어 가는 정도가 아니고, 그 동안 리노베이션 작업을 하며 느껴보지 못한 충격적인 매력으로 소리 끝을 장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