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맨 막시무스 2 : 레퍼런스급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6-03-18

빈티지 스피커는, 그것이 사람들이 인정하는 명기의 반열에 있을 때는 무시할 수 없는 소리결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속을 열어 보면 역시 꼼꼼히 신경 쓴 부분 부분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환경문제로 사용하지도 못하는 석면 흡음재까지...ㅋ

몇일 전 그런 빈티지 스피커를 하나 튜닝 했습니다.

영국제 굿맨 스피커의 막시무스 2. 4인치 유닛 더블에 가운데 트위터가 위치해 있는 형태의 밀폐형 스피커입니다.

튜닝 조건은 '본래 가지고 있는 소리결은 그대로 유지한 채 대편성에서 엉클어지는 현상, 정위감이 떨어지는 현상 등만을 추가해 달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되어서 공존이 쉽지 않은 '소리의 질감'과 '소리의 음장감'을 함께 담아 달라는 것이라서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도는 해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접수하였습니다.~

내부에 꽉 채워져 있는 석면은 맨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따끔거리는 것이 상당히 위협을 주는 소재임이 분명 하였습니다.

손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석면 흡음재를 제치니 튼실하게 만든 유닛이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뒤로 부담스러울 정도로 달려있는 마그넷이 소리를 예감하게 해 줍니다. 트위터의 만듦새도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캐비닛의 두께도 당시 통울림을 이용하던 시절에 매우 두꺼운 설계로 되어 있었습니다.

네트워크는 본래의 소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2차 필터를 선택하였습니다.

레퍼런스급 튜닝으로 각 대역 보정 필터, 역기전력 보정 필터 등등 충실하게 추가하니 네트워크의 모습만으로도 다부진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밀폐형 캐비닛은 저역을 잘 뽑아내기만 하면 매우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어쩌면 근자의 주류스피커인 리플렉스 타입 캐비닛이 저역에 욕심을 과하게 낸 거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들게 합니다.

튜닝을 완성하고 나오는 소리는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절묘함이 배어 있었습니다.

기존의 빈티지 스러운 매력에 살짝 묻어나는 현대 스피커의 음장, 정위감, 다이나믹스... 마무리한 순간 이후로 하루 종일 이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날 오후 늦게 맡기신 분 께서 바로 찾으러 오시더군요. 아직도 귓전에 그 농익은 소리결이 아른거립니다.

베토벤의 피협 1번을 연주하던 소리가 아직도 잔향으로 남아 있습니다. 몇일만 더 있다 찾아가시면 좋았을 것을...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