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어쿠스틱스 무명의 대형기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09-07-14

하이파이 스피커와 관련하여 해묵은 고정관념들이 있습니다.

유명 최고급 유닛에 대한 생각들이지요. 시장에는 신호만 넣으면 소리가 나는 초저가 유닛이 있는가 하면 최고급 소재를 채용하여 만든 초고가 유닛이 공존합니다.

그러면서 고가 유닛으로 구성된 시스템에서만 하이엔드 소리가 나올 거라고 단정지어 이야기들을 합니다.

유닛에 관한 이야기 말고도 많습니다...

안정된 소리를 위하여 캐비닛은 30mm 판재를 두겹으로 덧 대어 꾸미는가 하면 트위터 주변으로는 배플면이 좁아야 고음이 왜곡이 없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진동판인 원형돔만 덩그러니 맨 위에 달려있는 형태로 디자인된 스피커가 당연히 최고 음질의 고음을 자처하면서 생겨난지도 꽤 됩니다. 

과연 그럴까요?

초고가 유닛으로 구성된 시스템만이 하이엔드를 생각할 수 있는 음질을 만들 수 있을까요? 과도할 정도로 두껍게 만든 배플, 트위터와 관련하여서는 또 어떨까요?

이 쯤에서 제 생각을 말씀 드리면 그런 생각들 전혀 틀린 것들은 아니지만, 그 생각들만이 전적으로 맞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심각한 것은 더욱 중요한 어떤 것들, 그것들에 대한 중요도를 간과할 정도로 이 사실들이 부풀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어떤 것들이란... 바로 정교한 네트워크 크로스오버 컨트롤, 그리고 섬세한 발란스 입니다.

이것이 완전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유닛이 좋아도 아무리 잘 짜여진 캐비닛이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이것들이 완전히 콘트롤 되면 유닛의 퀄리티, 캐비닛의 특정 요소 등은 양보가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두고 보면 그 동안의 앞서 언급한 몇몇 '고정관념'들은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메리칸 어쿠스틱 사에서 나온 무명의 대형기가 튜닝차 입고 되었습니다.

12인치 우퍼에 4인치 중음, 3인치, 수퍼 트위터 구성입니다. 높이는 110cm정도이고 폭과 깊이를 생각하면 가히 홈오디오로는 대형기에 속하는 것입니다.

12인치 우퍼의 생김새 하나만에 높은 점수를 주고 튜닝에 도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뿔사... 튜닝을 위하여 각 유닛들을 해체하는 순간 작업이 순탄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캐비닛 내부에는 전혀 흡음재가 처리되어 있지 않았고, 네트워크는 없이 간단히 부품 하나씩만을 걸쳐 유닛을 보호하는 수준의 튜닝(?)을 한 상태이고

전면으로 나 있는 덕트는 거의 구멍만 뚫어 놓은 상태였습니다.

일단 중음은 4인치 2개를 병렬로 하기로 하고, 고음은 트위터와 3인치 스코커를 병렬로 쓰기로 하였습니다.

큰 용적의 캐비닛 내부 흡음재 처리가 숙제였습니다. 이 문제는 2mm 두께의 스폰지 판으로 해결하였습니다.

단순히 벽에 고루 부착하는 것이 아니고 굴곡을 주어 불규칙한 파장을 만들면서 부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커다란 캐비닛 내부로부터 거의 정제파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거의 구멍 뿐인 전면덕트는 저음의 깊이감과 투명함을 위하여 상당부분 이어서 덧대었습니다.
 

네트워크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4차 필터로 정교하게 튜닝하였습니다.

중음유닛은 뒤가 막힌 형태의 것이어서 따로 중음용 캐비닛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새로 제작한 네트워크를 장착하고 굴곡지게 흡음 스폰지를 부착한 모습입니다.

후면에 바인딩포스트 단자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 모습도 한 컷.

덕트를 연장하여 덧 댄 모습입니다.

아쉽게도 조립을 완료하고 시청실에 진열된 모습의 사진이 없군요... 믿음직스러운 모습인데, ... 소리가 실로 드라마틱하게 변한 모습인데 말입니다.

앞서 기존의 하이파이 스피커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많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는 대견한 소리인데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