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 HL5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09-08-04

통은 스피커가 아니지요. 

스피커는 자석과 코일 콘지로 구성된 메카니즘 만입니다. 그것만이 신호를 받아 소리를 만듭니다.

그리고 네트워크로 주파수, 감도 등을 제어하여 우리가 의도한 소리방향으로 컨트롤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스피커가 통과 함께 울어주기 시작하면 어떤 때는 그것 때문에 좋을 수도 있겠지요.

원래 유닛에서 나오는 소리가 통을 울려서 적당한 잔향감을 만들어 주는 경우, 특정 대역의 떨림을 보강해 주는 경우 등입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았던 공진이 만들어주는 기분좋은 울림은 자칫 독이 되어 우리 귀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과도한 떨림으로 순수한 유닛의 울림을 저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의 울림이 유닛이 내주는 소리를 덮어버리는 것입니다.

튜닝은 유닛의 울림을 통제하는 것입니다.

물론 캐비닛 튜닝도 병행하는 작업입니다만, 진화된 튜닝의 기법에서는 캐비닛의 역할은 우퍼 배음의 적당한 보강과 컨트롤입니다.

캐비닛 스스로 어떤 소리를 내서는 결코 안 되는 것이지요.

최근 연이은 하베스 궤짝형 스피커가 튜닝차 들어옵니다만, 튜닝 전 들어본 결과는 그렇습니다. 캐비닛이 소리를 내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캐비닛의 떨림의 성질은 유닛과 달라서 제어가 힘듭니다. 소재에 따른 떨림의 차이, 크기, 판재 두께에 따른 떨림의 차이를 쉽게 제어하기는 힘든 것입니다.
 

　
하베스 HL5 2웨이 스피커 입니다.

저차필터로 네트워크의 위상의 불편함을 억제하고 발란스를 최대한 맞추고 부족한 부분을 캐비닛의 떨림으로 넉넉한 느낌이 들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저차필터는 유닛들 만의 떨림을 조합할 때 오히려 왜곡이 많은 기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넓게 분포되는 중복대역 때문이지요.

이제 전면 배플 뒷면에 부착되어 있는 기존 네트워크를 그대로 둔 체 4차 필터 특성의 2웨이 네트워크를 제작하여 후면에 부착합니다.

그리고 캐비닛 공진을 억제하고 순수하고 깊이있는 저음 연출을 위하여 상당한 길이로 덕트를 연장합니다.

미세 발란스 컨트롤 과정을 거치고 최종 결정된 필터를 조합하여 장착하고 완성된 소리는 그렇습니다.

부자연스러운 저음이 사라집니다. 저역의 디테일이 명료하게 느껴집니다.

중/고역 대의 자연스러움은 고차필터 네트워크의 특기이자 장점입니다. 티가 섞이지 않은 낭랑한 소리입니다.

큰소리와 작은 소리가 어울려 서로를 방해하지 않고 어우러져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해상도가 좋아진 것이지요. 대편성음악이 이제는 장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또 오래 주인 곁에 사랑 받으며 머물 수 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