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L 초대형기 4웨이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09-08-18

칼라스 작업실이 포화상태입니다.

지금은 엄청난 사고(?)를 치고 있는 중입니다. JBL 15인치 더블, JBL 10인치 더블, 대형 사각혼, 슈퍼트위터 구성의 4웨이 시스템입니다.

엄청난 덩치때문에 튜닝공간이 여의치 않아 한쪽만 모노로 세팅하여 발란스 튜닝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덩치 만으로도 그 소리를 다스리기가 엄두가 나지 않았지요... 그랬습니다.

두 발의 15인치 유닛은 관짝 같은 혼형 캐비닛에 한알씩 담겨져 바닥을 기는 저음을 만들고 있고,

10인치 두알이 장착된 혼타입 캐비닛에서는 넘쳐나는 에너지가 앞으로 튜닝되어 나올 결과를 비웃고 있었지요.

대형 사각혼에 2인치 드라이버가 장착되어 나오는 중고역대는 직진성의 대명사 같은 음색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알니코 자석으로 되어있는 슈퍼트위터는 전체적인 강렬함의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크리스탈로 내부 혼을 구성하고 있으면서 초고역대의 부드러움을 만들려 하였지만 역시 손을 대지 않고는 들어줄 수 없는 쨍그렁거림이 더욱 난감하게 하였습니다. 

각 대역별로 주파수 할당을 하고 기본 회로구성을 하였습니다. 네트워크는 외장형으로 하였습니다.

본 시스템은 제가 튜닝한 4웨이 시스템으로는 두번째이지요.

첫번째 4웨이 튜닝은 인피니티 카파 9이었습니다. 카파9 과 비교하면 본 시스템은 기본 3웨이에서 고음을 둘로 나눈 형태입니다.

카파 9는 반면에 고음은 기존 크로스오버 세팅을 유지하고 중음 돔이 둘로 나누어 주파수를 분담하는 형식이지요.

대형 혼으로 구성된 JBL 유닛의 본 시스템의 소리성향은 그래서 시원하면서도 섬세한 중/고역대가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혼으로 구성되어 있는 매력은 일단 접어두고 말이지요...

대형 혼이 만드는 선명한 중고음, 슈퍼트위터가 만드는 가녀린 실낱같으면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여운... 그런 매력입니다.

(반면, 카파 9의 4웨이 구성은 중음에 매력이 있습니다. 더블 12인치 우퍼의 안정적이고 투명한 재생도 좋습니다만, 무엇보다도 거북하지 않은 중음의 재생력입니다.

특히 클래식 성악곡의 자연스러운 재생력은 어디에서도 들어보기 힘든 음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본 시스템의 전체 구성의 대형 혼이 만드는 소리는 전 대역 소리 하나하나를 유닛 앞에 머리를 두고 듣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로 디테일이 좋습니다.
 

멀티웨이 시스템이 그 구성을 3웨이에서 4웨이로 옮겨가면서 중음을 나눈 4웨이,

고음을 나눈 4웨이로 확연히 구분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스피커 시스템 구성의 세분화는 더욱 많은 아이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습니다.

4웨이 시스템은 그만큼 각 유닛에 할당되는 주파수량이 적어집니다. 소위 '주파수부하'가 적어지는 것입니다.

서로 어울리는 최적의 발란스를 맞추기가 너무 힘들다는 점을 빼고 생각한다면

완성되었을 때의 충격적인 이탈감은 우리 기억에 많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3웨이에서 4웨이로 옮겨가면 첫번째로 할 수 있는 표현은 '이탈감'입니다.

스피커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오로지 음악을 연주하는 '소리', 그리고 '무대'만 우리 앞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우리 오디오파일이 각자의 시스템 구성을 진화해 가는 방향도 이와 같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오디오를 이용하여 실제 연주를 우리 앞에 펼쳐지게 하고자 한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