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F 105/3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09-10-20

풀레인지 스피커가 진화하면 2웨이로 갑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고차필터 네트워크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중복대역으로 딱이 진화라 말하기 힘듭니다.

과거 명기들 중에 3웨이 이상이 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각 유닛간 주파수량을 줄여줌으로써 좀 더 편한 울림을 얻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3웨이 이상으로 가면 각 유닛 별 주파수량은 어떨는지 모르겠지만,유닛 간 중복대역이 또 다른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3웨이 이상의 멀티웨이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에는 중복대역에 대한 콘트롤이 더욱 절실해 집니다.

고차필터 네트워크가 이 경우에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지요...

정통 3웨이라고 말하는 고차필터네트워크로 구성된 3웨이 시스템은 2웨이 시스템에서 듣기 힘든 깊은 무대감과 투명함을 보여줍니다.

그에 나아가 4웨이 라면...

고차필터 네트워크로 구성된 4웨이시스템은 각 유닛별 주파수부하가 더욱 덜하여져 개방감은 더해지고 리얼리티에 더욱 근접해집니다.

단, 대역간 발란스 조절이 무척 힘이 듭니다.

KEF 105/3 스피커가 튜닝차 입고 되었습니다. 캐비닛을 열어 시스템 구성을 보니 4웨이 더군요.

내부에 우퍼 2개가 피스톤 역할을 하면서 저음을 에너지와 함께 뿜어 내는 스타일이고, 가상동축의 상하 두 유닛이 중저음을 맡고 있습니다.

동축형 유닛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데, 가운데 트위터가 있고 둘레의 콘스피커가 중고음을 담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명실상부 4웨이 맞습니다.

하지만, 명기라 칭하여 지기에는 현대적 잣대로 들어본 튜닝 전의 본 스피커 소리는 송구스럽게도 많이 소란스럽더군요.

원인은 앞서 말한 것처럼 걷잡을 수 없는 중복대역의 컨트롤 실패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확하지 못한 네트워크 필터링으로 인하여...

새로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캐비닛 내부에 장착하였습니다. ...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조립을 완료하고 발란스 컨트롤을 위하여 일차 모니터링에 들어간 결과, ... 풀리지 않은 이상한 소리결로 인하여 당혹스러웠습니다.

몇일을 고민한 결과 우퍼의 위상변이가 원인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두 우퍼가 마주보지는 않았지만 역상으로 연결되어 저음을 만들어 전면 덕트로 에너지를 담아 뿜어내도록 설계되어 있었는데,

그 위상이 분명 다른 대역에 비하여 90도 틀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과도한 저음은 기존 평범한 방식에 비하여 두배 이상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역상으로 연결하였고, 비로소 저음과 중저음의 매끄러운 흐름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중저음 부터 중고음, 고음에 이르는 소리 스펙트럼을 매끄럽게 만드는 것이 남은 과제였습니다.

단순한 문제이지만, 결코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균형... 이라고 할까요.

하나를 맞추면 다른 하나가 도망가고, 또 다른 하나가 문제를 만들고, ... 전체 파라메터의 조합만 몇가지로 맞추었는지 헤아릴 수 없는 과정이 지나갔습니다.

휴식이 필요하였고, 그래서 몇일 덮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급한 업무들 마무리 하고 오늘 다시 연결하여 발란스 조절에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에는 손 댈 부분이 드러나지 않았고, 미세한 발란스 컨트롤도 용이하게 방향을 잡아 나가고 있었습니다.
 

명색이 4웨이 시스템인데, ... 균형을 잡고 나니 비로소 이탈감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전 대역에서 무리한 부분이 느껴지지 않고 실제의 음장과 소리의 질감을 만들고 있습니다.

많이 시간이 들었고 고생도 그만큼 했지만, 그래서인지 성취감은 남달랐습니다.^^

다양한 음악들을 쉽게 쉽게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피아노 소리는 아마도 처음 들어보는 소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중음 유닛이 정확하게 둘로 나누어 대역을 담당하는 느낌이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