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 프로-165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0-11-09

스피커 튜닝 작업은 일련의 논리적 사고의 집합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분석하고 해결하고, 다시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하고...

문제는, ... 지금의 소리를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 아니냐 에 있습니다. 그 판단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리얼리티... '사실감' 입니다. 분석하는 사람의 취향이 개재되면 결코 객관적인 소리를 얻을 수 없습니다.

'사실감'은 적당히 공간적이고, 적당히 질감이 느껴지기도 해야 합니다. 사실감은 적당량의 배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음이 너무 없으면 올곧은 악기소리만 표현하는데, 처음에는 좋을 수 있습니다만, 결국은 평면적이고 무대의 배경이 없어 사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반면에 너무 많은 배음은 공간을 과도하게 표현합니다. 재즈클럽에서 연주한 소리를 오페라극장에서 연주한 소리로 만드는 식으로 말입니다.
 

'사실감'을 얻으려면 기술적으로 첫째, 왜곡을 없애야 합니다. 멀티 웨이 시스템에서 왜곡은 유닛 자체에 있기 보다는 크로스오버 대역의 중복재생현상에 있습니다. 

둘째, 불균형한 대역간 발란스 입니다. 한때 어테뉴에이터를 사용하여 소비자의 취향에 맡긴 때도 있습니다만,

어테뉴에이터가 만들어주는 네트워크상의 주파수 왜곡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완성의 튜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켈 프로-165 스피커가 입고 되었습니다. 스피커 구성이 1인치 돔형 트위터 2개, 2인치 역돔형 트위터 2개, 8인치 중음유닛, 15인치 저음유닛으로 되어 있습니다.

4웨이 튜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프로-165 스피커의 문제점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우선, 내부 흡음처리가 부실합니다.

과거에는 캐비닛 공진음도 소리에 활용하였기에 그랬을겁니다.

하지만, 현대 튜닝은 스피커 유닛 외의 어떤 소재에서도 소리가 나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정교한 주파수 컨트롤로 리얼리티를 향상시키기 위함입니다.

다음, 주파수 컨트롤에 실패한 내장 네트워크입니다.

생산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과도한 유닛 구성이었습니다.

그래서 튜닝의 컨셉은 우퍼를 기준으로 하여 부족한 주파수 대역을 중음유닛, 고음유닛 등을 덧붙여 가면서 보충하여 전체적인 톤을 만들어 나갔던 것입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다양한 유닛들로 합창하듯 쏟아져 나오는 각 스피커들의 합창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석적인 감상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위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해결하기로 하면서 4웨이 네트워크를 제작합니다.

3웨이 네트워크와 밴드패스 필터 네트워크로 구성됩니다.

4웨이 시스템은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제작 만이 아니라 이후의 발란스 수정 단계에서 매우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캐비닛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무척 고단한 과정을 겪게 됩니다.

RTA 그래프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참조하면서 이상적인 결과를 찾아갑니다.

4웨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이탈감'입니다. 스피커가 사라지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중고장터의 프로-165의 가격을 생각하면 4웨이 튜닝은 매우 부담스러운 작업입니다만, 완성된 후의 소리결과는 그 모든 것을 잊게 합니다.

보이지 않는 '소리'를 리얼리티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어떤 형태로든 産苦를 겪지 않으면 탄생되지 않는다는 것을 오늘도 절실히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