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 TL-6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1-09-26

스피커 튜닝은 예술 작품과도 같다?

'단지 기술'을 예술에 빗대어 논하는 것이 어쩌면 예술 모독일 수도 있겠지요...
 

최근 사운드 리노베이션 이라는 이름으로 쉼 없이 튜닝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리얼 사운드. 가장 음악을 음악적으로 담아내는 스피커 소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부단히 부품들을 맞추고 교환하고 계산하고 들어보고 다시 계산하여 조합하여 맞추고... 를 반복합니다.

조각가가 자기가 그리는 형상을 만들기 위해 두드리고 쪼고 멀리서 보고 다시 와서 두드리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듯 합니다.
 

최근, 수 개월 전 만졌던 포크오디오 스피커를 한 동안 치워 놓았다가 다시 꺼내어 소리를 다시 짜맞추었습니다.

전에 없이 소리가 생생하게 분석되는 느낌이 들어 즐거운 과정이었습니다.

시청실 조건도 좋아지고 주변 환경도 정리되어 차분한 가운데 집중을 할 수 있어서 그랬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전번 튜닝에서 목표치에 거의 다 왔더군요...

이번에 들어보고 여러 번 새로이 시도해 본 결과 바뀐 것은 0.3Ω 저항 하나씩 추가한 것 밖에 없는데, 그것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완성도, 느낌의 차이는 대단한 것입니다.

인간의 감성이 이토록 섬세한 것인지 새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요...

요 몇 일은 아남 TL-6를 가지고 고생을 했습니다.

해상도, 음장감 등등 모두 좋은데, 무언가 하나 빠진 듯 한 느낌... 그로 인해 새로 만들어진 필터 셋트 만 대 여섯 가지가 되는 듯 합니다.

비로소 어제 저녁 ... 답이 나온 듯 합니다.

아남 TL-6의 장점이자 약점은 '우퍼 유닛'과 그에 적용된 '긴 트랜스미션 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퍼는 독특한 재질 특성상 결코 중역대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충실하게 저역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 우퍼와 어울리기엔 너무 작아 보이는 4인치 중음유닛입니다.

그 중음으로의 적절한 주파수 할당이 항상 관건입니다. 고음 유닛은 상대적으로 감도가 좋습니다.

그것을 적절히 컨트롤 해 주는 것이 핵심적인 과정입니다...

너무 저음에 충실한 우퍼 유닛은 고집스럽게 저음만을 울려줍니다. 결코 중음, 고음 유닛과 어울리는 법이 없습니다.

중음 유닛은 특성은 상당히 좋은데, 상대적으로 높은 감도를 가진 고음 유닛과 어울리랴,

고집스럽게 저음만 뿜어대는 저음유닛과 어울리랴 가랑이가 찢어지는 듯 전체 소리결이 종일 편치 않았습니다.

얼마 전 계측과 관련하여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중, 고역 미세 컨트롤을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많은 필터들은 측정으로는 거의 동일한 모양으로 관측될 정도로 미세한 느낌만 다른 것들이지요.

그 미세하게 다른 느낌들을 기억하여 하나하나 다시 조합하는 과정이 오랫동안 상당한 집중을 요구합니다.

아남 TL-6의 깊게 울리는 저음이 이제 비로소 중, 고역의 소리결과 함께 어울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 아남 TL-6는 손님 것이 아니고 저희 것입니다. 사운드 리노베이션의 샘플작으로 남겨두려 한 것이지요...

이제 사운드 리노베이션이 궁금하신 분들은 돈암동 시청실에 오시면 '새로운 스피커 과학'이 만들어 낸 소리를 들어 보실 수 있습니다.

칼라스 스피커는 스피커 사운드의 '현란한 느낌'을 여러분들께 드리려 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기술과 과학으로 마무리 지은 '무색무취의 음악소리'를 스피커에 담아 드리려 합니다.

전에는 칼라스 스피커가 비교시청을 많이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이제는 다른 스피커 소리들 상상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칼라스 스피커에 '기술'이 줄 수 있는 베스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