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P24a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2-06-22

소리를 위해 합리적인 사고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칼라스 스피커가 여러분들께 할 일입니다.

소리는 파장을 가진 공기의 진동이고 그 힘의 전달로 우리 귀까지 소리가 전달됩니다.

소스기기로부터 앰프까지 에서 만들어진 전기적인 소리에너지를 드디어는 스피커가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공기의 떨림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 공기는 스피커와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공기입니다.

그 공기의 떨림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만들어 우리 귀로 전해주느냐 하는 것이 스피커의 임무이지요.

가능한 한 어색하지 않게, 왜곡을 피하여 실제의 '리얼리티'를 우리 귀로 전해주면 소리는 비로소 그 형상을 우리 눈앞에 펼쳐줍니다.

중복대역의 최소화, 대역간 발란스 최적화.

이 두가지는 여러가지 유닛이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스피커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하여 볼 때 리얼리티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적인 명제입니다.

그것을 위하여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합리적인...

로저스 P24a 모델이 사운드리노베이션을 위하여 입고되었습니다.

1인치 트위터, 5.25인치 중음, 그리고, 숨어있는 8인치 우퍼. 이렇게 3웨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닥을 열어 우퍼를 보았습니다. 스폰지를 제거하면 기존 네트워크가 드러납니다.

기존 네트워크를 적출하고 새로 3웨이 4차필터 네트워크를 장착합니다.

이 스피커의 특이한 점은 우퍼의 장착형태 입니다.

완전 밀폐형 캐비닛에 위를 보고 장착되어 있고, 위로 나간 진동은 바로 앞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전면덕트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우퍼에서 나온 소리는 캐비닛 상부 위까지 흘러 갔다가 다시 내려오면서 경사지게 컷팅된 전면덕트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중음유닛과 우퍼유닛은 우퍼 장착 형태로 90°,

다시 캐비닛 상부까지 흘러갔다 덕트를 통하여 흘러나오도록 되어 있는 구조로 파장에 따라 약 90°~180° 정도 위상이 반전되게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180°~270° 위상이 반전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지요.

중음의 재생음과 우퍼의 재생음은 만나는 부분이 비교적 큰 파장의 영역이어서 위상의 부정합이 매우 어색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바로 그랬습니다.

3웨이 네트워크를 새로 제작하여 장착하고 모니터링을 하는 순간 난관에 봉착하여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산대로 180° 정도 위상의 차이가 났다면 중음이나 우퍼의 결선을 역상으로 하여 해결을 볼 수 있었을 겁니다만,

단순한 결선 보정으로 해결되지 않는 위상의 흐트러짐이 계속 내재하고 있었습니다.

중/고역대는 무난하게 4차필터 네트워크가 적용되어 자연스럽고 해상도와 정위감이 살아있는 소리를 내 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중/저음의 위상 부정합을 해결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과제였습니다. 근래에 튜닝 과정에서 만나기 힘든 숙제가 된 것입니다.

우선, 중음 재생형태를 관찰하였습니다. 완전 밀폐형 공간에 다시 스폰지로 완전 밀봉을 하여 하드웨어적으로 중음위주이고 저역을 가능한 한 억제하기 위한 설계였습니다.
 

반면 우퍼 재생형태를 보면 완전밀폐형 공간인데다 재생음은 중음유닛 뒤로 크게 돌아 다시 내려와서 전면 덕트로 흐르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가급적이면 초저역만을 취하려는 하드웨어적 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네트워크에서 중음의 로우컷 부분을 제거하여 위상 부정합을 해결한다고 하여도 하드웨어적으로 아랫쪽 주파수는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헌데, 이렇게 하면 어찌 되었든 2.5웨이가 되어 버리고 맙니다.

2.5웨이 시스템은 중/저역 크로스오버 대역의 중복대역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기 힘든 불완전한 시스템 구성이라는 것이 평소 저의 생각입니다만,

하드웨어적으로 미드유닛의 저음 재생 대역을 충분히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현재와 같은 우퍼 장착 형태에서는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성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역시 그랬습니다.

수정을 하고 들어본 소리는 미드 유닛의 위상이 어긋나지 않은 소리결로 우퍼의 감싸는 듯 깊은 저음과 실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저음이 강조된 곡들을 주로 들어 보았습니다. 우퍼 컷오프 주파수 대역이 많은 곡들이지요...

베토벤 첼로 소나타, R. 시트라우스 돈키호테, 영웅의 생애 등 오케스트라곡, 유러피언 재즈트리오의 콘트라베이스 음...

마치 정통 3웨이 시스템의 소리결을 과도한 위상변이 없이 들려주는 듯 하였습니다.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튜닝은 중/저역대 위상 정합을 위하여 주어진 캐비닛 조건에서 리얼리티를 담을 수 있는 튜닝의 한 기법을 배운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소리는 더욱 친근감있게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