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 BH-400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2-09-02

'스피커 유닛이 스피커 시스템 소리의 퀄리티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말은 캐 묵은 칼라스 게시판에서의 논쟁거리 입니다.

특성이 아주 좋은 최고급유닛으로 완성한 시스템에서 네트워크가 주파수 컨트롤을 통하여 만드는 소리결을 제외하면

최고급 소리라고 까지 말하기 보다는 '조금 다른, 기분좋게 다른' 그런 소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말하면 크게 약점이 없는 무난한 유닛으로 구성된 시스템도 완성도 높은 네트워크 컨트롤을 통하여 충분히 최고급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 하이파이 스피커 제작을 결심하였을 때 그 동기가 네트워크였습니다.

당시 국내 스피커의 대명사 격인 모 스피커의 내장 네트워크를 열어 특성을 체크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헌데, 너무 실망스러운 필터 특성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 소리가 이 정도라면 제대로 필터 특성을 구현하면 소리가 얼마나 좋아질까 하는 생각에 시도해 본 스피커가 오늘날 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네트워크는 그 기술적 완성도가 스피커 관련 기술 중 가장 늦은 분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발전은 있었지만 네트워크 튜닝의 과정에서 비논리적인 부분이 상당히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네트워크는 '주파수와의 싸움'입니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각각의 부품은 도구일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튜닝된 스피커들을 하나 하나 열어보고 네트워크를 수정해 나가는 것은 실로 의미 있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각 유닛의 선정, 그리고 캐비닛 설계에서 큰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네트워크 재튜닝으로 얻는 소리의 완성도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이지요.

소리의 완성도는 '리얼리티'를 기준으로 합니다. 음색과 음장의 동시 구현이라고 할까요?

실제와 맞아 떨어지는 음색, 그리고 실제와 같은 만큼의 음장을 표현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인켈 BH-400 스피커를 사운드리노베이션 하였습니다.

아담한 크기에 8인치 우퍼와 1인치 실크 돔 트위터 구성의 평범한 구성입니다.

시스템 임피던스가 4Ω이군요. 그리고, 캐비닛이 조금 색다릅니다... 리플렉스 덕트가 아래로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높은 발이 신겨져 있습니다.

리플렉스 저음와 원래의 저음이 만들어내는 위상차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 지가 저음표현의 관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넉넉한 캐비닛 용적이 예상되는 불편함을 많이 해소시켜 주더군요.

4차필터 네트워크를 새로 설계하여 제작합니다.

참고로, 시스템 임피던스가 낮으면 코일 보다는 콘덴서에 의존하는 정도가 더 커집니다. 새로 구성한 네트워크가 그러군요...

우퍼 뒷편에 새로운 네트워크를 장착하고 조립하여 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도드라지는 고역을 가라앉히기 위하여 아주 약간 고역의 감도를 낮춰주는 L-Pad필터를 추가 장착하였습니다.

이제 편안해지는 소리결, 그러면서도 보다 많은 정보량을 담을 수 있는 퀄리티를 갖춘 소리결이 흘러 나옵니다.

하향 덕트가 만들어내는 감싸는 듯한 초저음이 기분좋은 탄력을 만들어 줍니다.

대편성 오케스트라곡도 힘들이지 않고 정위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과거 인켈의 BH-400 에서의 유닛 선정과 캐비닛 설계는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