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 SP-1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09-07-07

과거 한국 오디오의 대명사... 인켈이지요.

인켈 스피커로 인하여 제가 하이파이 스피커 제작에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최근 들어 수 많은 인켈 스피커들을 접하고 속을 열어 보게 됩니다만, 그때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S 시리즈, BH 시리즈, 모니터 시리즈... 등등 있었지만, 이제 인켈 당시 최정상급 스피커이지요. SP-1 스피커를 튜닝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멀리 지방에서 엄청난 덩치의 포장박스가 세 박스로 배달되어 왔습니다. 포장에 정성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일단 포장을 열고 소리 점검을 해 봐야 겠지요.

소감은 확실히 최정상급의 라인업이었던 만큼 이전 모델의 소리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상큼함도 있고, 저역도 덜 나서고...

12인치 우퍼의 단독 캐비닛과 중/고역의 별도 캐비닛 구조인 3웨이인데, 이전의 여러 모델에서 느껴졌던 과도함과 언발란스는 많이 개선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스피커가 어디 그렇습니까? 스피커의 존재감을 없애야 하지요...

음악은 연주 그 자체만이 아니고 연주 상황을 전해 줘야 하는 것이지요. 연주자의 숨결이 느껴지는 사실감이 아쉬워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우퍼를 열고 네트워크를 관찰해 보았습니다. 제법 짜임새 있게 꾸며진 회로입니다. 우퍼와 중/고역을 별도 컨트롤 하게 되어 있었고, 각 회로를 보아도 기본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네트워크는 대역별 주파수를 적절히 컨트롤 해 주는 것이지요. 그 컨트롤의 기준은 음향적 개념인 '주파수'가 되어야 합니다.

절대 '간단한 부품'을 위하여 '주파수'가 양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주파수 컨트롤을 통한 '소리'를 듣는 것이지 제작의 편이성이 고려된 부품 컨트롤을 통한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네트워크 컨트롤의 기본은 대역별 주파수가 어찌 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우리가 듣는 소리에 '답'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스피커의 회로구성도 과감히 비판을 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리얼리티'를 완전히 그려내는데 무리하다는 판단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이제 각 유닛이 담당해야 할 주파수 대역을 정하고 중복대역을 최소화 하고 대역간 발란스를 최적화 한 맞춤형 네트워크 제작에 들어갑니다.

결과, 이전의 소리에서 버리고 싶지 않았던 매력적인 발란스는 그대로 두고 무대의 배경만 뒤로 투명하게 물러나게 합니다.

정확하게 두 스피커 사이에 음상이 맺히고 그 뒤로 다양한 무대가 연출됩니다.

다양한 무대는 심지어는 대 편성 오케스트라의 수백의 단원의 위치까지 무리 없이 담아냅니다.

녹음할 때 음악소리가 마이크를 넘어 들어올 수 없듯이 이제 재생할 때 소리가 스피커를 너머 나를 향해 넘쳐나지 않습니다. '리얼리티'의 기본이지요.

그러면 우리는 무대 앞에 앉아 음악적 감성을 담아내는 멋진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