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리서치 AR-11 :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성일 2010-05-20

현대적 소리란 어떤 것일까요?

해상도가 좋고, 음장감이 좋고, 정숙함에 리얼리티가 탁월한 소리 라고 할수 있습니다.

빈티지 소리는 어떤 소리가 오늘날까지 인정을 받고 있을까요?

제 생각에 오늘날까지 인정받을 수 있는 소리가 되려면 그 최소한이 '발란스'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빈티지 스피커에서 음장감이나 해상도를 기대하기는 어렵지요.

그렇게 오늘날까지 인정받고 있는 스피커 중 단연 으뜸이 AR 스피커가 아닐까 합니다.

전면 배플은 흉측스러울 정도로 낡아 있지만 그 균형잡힌 소리 때문에 오늘날에도 오디오파일 들중에서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그 앤틱한 모습이 매력인 것처럼 대접받고 있지요.

사운드 리노베이션 작업을 많이 하였고 거쳐간 모델들도 이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만, AR 스피커는 없었습니다.

과거의 명기라는 아이덴티티를 없애는 것도 부담이고,

내부 흡음재가 대부분 석면으로 되어 있다는 것도 그렇고,

너무도 낡은 외관으로 유닛 탈착이 워낙 부담이 되기도 하였기 때문입니다.

헌데, AR 스피커중 AR-11이라는 모델이 튜닝차 들어 왔습니다.

비교적 시리즈 중에서는 최근의 것이라 여겨지는 모델입니다만, 중, 고음 유닛의 각종 소재 하며, 캐비닛 배플의 연약한 재질 하며...

여전히 빈티지의 맛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내부 흡음재가 석면이 아니더군요... ^^

무엇보다도 튜닝 전 들어본 소리가 중요합니다.

놀라울 정도로 발란스가 잘 맞아서 대편성 음악도 제법 나와 주더군요. 역시 AR 스피커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튜닝으로 개선될 부분이 없을까 하는 관점에서 소리를 비판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역시 허점이라고 할까요? 아니, 그냥 다른 점이라고 해두죠...그런 점이 있었는데,

다름이 아니고 '소리의 입자가 현대 스피커보다 굵다' 는 것이었습니다.

현대적으로 튜닝한 스피커에서는 소리의 결이 아주 가는 분말 처럼 흩어지고 피어 오르는 느낌을 이야기 한다면

AR 스피커는 그 입자가 많이 굵은 것입니다. 그래서 정보량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고, 대편성 음악에서의 정위감은 많이 떨어집니다.

그 원인은 듣는 것만으로도 답이 나올 수 있지요. 다름 아닌 '중복대역'입니다.
 

AR11 스피커의 회로는 진화 초기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3웨이임에도 불구하고 몇 개 되지 않는 코일, 콘덴서, 그리고 단순한 구성의 저항과 중/고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셀렉터... 그런 모습입니다.

밀폐형 캐비닛은 저역의 과도함이 없는 반면 지나친 저역의 왜곡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우퍼의 재생특성이 그래서 많이 편안합니다. AR이 가질 수 있는 인기의 비결이 여기 있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크게 모나지 않은 저역 특성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튜닝에서는 그 특성은 그대로 가지고 가기로 하였고, 나머지, 여타 대역의 주파수 컨트롤은 고차필터를 사용하여 현대 튜닝의 모범을 취하였습니다.

기존 단자는 바인딩포스트 타입으로 교체되었습니다.

기존 네트워크는 내장된 채 배선만 새로운 네트워크로 옮겨 심었습니다. 그리고 측면에 배치하였습니다.

튜닝과정에서 밀폐형 스피커인 AR11 스피커의 저역 표현이 현대 튜닝과 만나서 어떻게 표현되는지 많은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저역의 안정된 특성이 전체 사운드의 퀄리티를 한결 높여 주었습니다.

소리의 고급화는 '정숙함'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정숙함은 각 대역의 안정된 재생력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귀에 쉽게 들려오고 앞으로 나서며 전체적으로 나대는 듯 한 소리는 그래서 고급스러운 소리는 아닙니다.

하이파이에서 말하는 '하이엔드'. 그것은 정숙함과 리얼리티 그리고 섬세한 소리입자... 거기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튜닝된 AR-11에서처럼...